고교수학 01 - 집합 - 02

Posted 2008.03.06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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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언어다.
수학이라는 것을 정말 잘 하고 싶다면, 수학의 문법인 집합을 익혀야 합니다. 이번에는 교집합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많은 것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나는 17살의 홍길동으로 남자이고, 고등학생이고,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경기도에 살고 있고, ...... 등등.

자신의 유일한 정체성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나 특징 등을 되도록 많이 서술하면 할수록 점점 자신에 대한 기술이 유일해져 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가인씨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봅시다.

나의 이름은 이가인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요, 여자입니다. 하지만 아직 저를 잘 모르시겠죠? 대한민국에는 여자 이가인이 저 말고도 무척이나 많으니까요. 저는 16살입니다. 이제 조금 더 아시겠죠? 이제는 16살인 이가인 여자분들 중에서 저를 찾으면 되니까요. 그리고 저는 서울에 살아요. 이제 더 자세하게 서울에 사는 16살 이가인 여자 분 중에서 저를 찾으실 수 있겠네요. 제가 누군지 알고 싶으시다면, 저는 자신에 대한 정보를 더 말해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더는 자세히 가르쳐 주기 싫어요. 계속 말하다가는 저를 정말로 찾으실 수 있을 테니까요.

  이가인 학생 고맙고요, 분명 예쁘신 분이겠죠~. 흠... 그러니까 여기서 중요한 점은 특정한 개인을 알기 위해서는 그 개인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그 개인이 누구일지가 분명해진다는 점입니다. 이게 지금 수학이랑 무슨 상관일까요? 사실 수학문제를 풀어 오신 여러분은 어떤 개인 정보에 딱 맞는 사람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을 해온 겁니다. 위에 이가인양이 말한 사실만을 토대로 문제를 만들어 볼까요?

대한민국 국민 중 서울에 사는 16살 여성 중에 이가인을 찾으시오.

자 그럼 수학 문제 아무거나 하나 적어 보겠습니다.

x + y = 5를 만족하는 자연수 x와 y를 찾으시오.

위의 두 문제를 비교해 봅시다. 특정한 조건이 주어지고 문제 푸는 건 다를 바 없지 않습니까?

이제 Feel 팍 오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수학문제라고 하는 것은 주어진 정보, 즉, 수학적 조건과 일치하는 수학적 대상물을 찾는 것입니다.

수학문제는 주어진 수학적 조건을 만족하는 수학적 대상물을 찾는 것이다.

 증명문제 역시 주어진 명제(조건, 즉, 증명해야 할 문제)와 모순이 없는 또 다른 알려진 명제의 구성물을 찾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수학적으로 이야기 해 볼 때, 어떻게 수학적 조건을 기술해 갈 것인가? - 이게 문제로군요~. 수학적 조건을 기술하기 위해서 우리는 집합을 사용합니다. 결국 수학 문제는 언제나 집합으로 기술될 수 있고, 집합이 왜 수학의 기본 문법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수학적 조건을 기술하기 위해서 새로운 표현을 도입합니다. ‘교집합’과 ‘합집합’입니다.

가인양이 말한 정보를 토대로 한번 수학적 조건을 구성해 봅시다.

자, 우선 전 시간에 했던 방법을 따라가 봅시다.

1. 이름붙이기(이름붙이기에 쓰는 몇몇 기호는 자기 맘입니다. 뜻의 전달이 명확하면 됩니다.)

Kor = { x | x는 대한민국 국민}, S = {x | x는 서울에 사는 사람}

Y = {x | x는 16살인 사람}, N = { x| x는 이름이 이가인인 사람}


2. 조건을 기술하기

자아 이제 우리는 전에 배웠던 ⊂ 와 ∈를 가지고 ‘대한민국 국민 중 서울에 사는 16살 여성 이가인’을 기술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은 어떨까요?

a ∈ Y ⊂ S ⊂ Kor ⊂ N, 이제 a를 찾아주세요~.

음, 그럴듯해 보입니까? 하지만 문제가 좀 있습니다. 우리는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것을 찾고 싶습니다. 조건 자체는 모순이나 문제점이 없어야 하겠죠. 즉, 문제자체가 말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나중에 자세히 보겠지만 이런 것을 ‘’이라고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낙타이면서 펭귄인 동물은 무엇일까요?’ 같은 질문은 안 된다는 말이죠. (낙타는 펭귄이 아니죠.) ‘존재하지 않음’이 답인 건 별로 흥미가 없다 이겁니다.

Y⊂S⊂Kor⊂N을 보면 알겠지만 16살이라고 해서 모두 서울에 사는 것도 아니고(Y⊂S), 서울에 산다고 해서 꼭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도 이상합니다(S⊂Kor). 관광하러 온 일본인 중국인도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 이름이 이가인이라니...(Kor⊂N) 이제 그다지 흥미 없는 조건임을 알겠죠? 우리가 원하는 조건은 이런 ‘참’이 아닌 조건이 아니죠~.

우리가 찾는 이가인은 a∈Y이면서, a∈S이면서, a∈Kor이면서, a∈N인 사람이어야 합니다. (휴;; 길다...) 이런 질문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뭐, 이런 질문에 대응하는 수학 기호체계가 꼭 필요하다면야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드디어 교집합이 등장합니다!

교집합은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집합 A와 집합 B의 교집합 A ∩ B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A ∩ B = {x | x ∈ A and x ∈ B }
 


여기서 and라는 것은 and 양 옆에 기술된 조건이 둘 다 만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or의 의미도 알아둡시다. 책에 따라서는 and를 ∧로, or을 ∨로 표시하기도 합니다.

a and b : a와 b조건을 둘 다 만족하는

a or b : a 또는 b 조건 중 하나 이상 만족하는

주의하세요. or은 ‘둘 중 한 가지만’ 이 아니라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라는 의미입니다.

이제 교집합을 정의하는 기호를 가지고 가인양을 찾는 조건을 기술해 봅시다.

Y ∩ S ∩ Kor ∩ N = { x | x∈Y and x∈S and x∈Kor and x∈N }

'a∈Y이면서, a∈S이면서, a∈Kor이면서, a∈N인 사람’들을 기술하는 집합(조건)이 간단하게 표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문제를 만들어봅시다.

3. 문제 만들기

사실 뭐 이미 끝난 셈이지요. 한번 문제를 써 봅시다.

대한민국 국민 중 서울에 사는 16살 여성 중에 이가인을 찾으시오.

이 문제의 수학적 표현은 이름붙이기를 포함하여 다음과 같습니다.

Kor = { x | x는 대한민국 국민}, S = {x | x는 서울에 사는 사람}

Y = {x | x는 16살인 사람}, N = { x| x는 이름이 이가인인 사람}

일 때,

a ∈ Y ∩ S ∩ Kor ∩ N 인 a를 구하시오.

여기서 Y나 S같은 집합을 정의하는 조건은 무엇이 되든 상관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건은 알아보고 싶은 것을 맘대로 넣으면 되지요. 예를 들어, Kor의 조건을 ‘대한민국 국민’대신 ‘미국 국민’으로 해도 되고, S의 조건을 ‘서울’이 아니라 뉴욕으로 해도 됩니다. 하지만 수학적으로 보았을 때, 사람을 찾는 문제를 기술하는 형식은 변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집합 Y나 S, Kor 등의 원소가 무엇인지에 따라 문장 a ∈ Y ∩ S ∩ Kor ∩ N이 기술하는 수학적 의미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조건은 주어지고, 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a를 기술할 뿐이지요. 변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수학이라는 언어가 가진 특징이지요. 수학이라는 언어가 가진 중요한 특징은 형식화입니다. 형식화라는 것은 문제가 가진 논리적 성격만을 뼈대로 남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좀 어려운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겠지만 이 정도의 의미로도 지금은 충분합니다.)

형식화란 문제가 가진 논리적 요소만을 추리는 것을 의미한다.

논리적 요소라는 것은 정의나 공리, 정리와 같은 참으로 인정된 구성물들과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다 자세한 것을 알고 싶다면 logic이란 키워드로 wikipedia에서 검색을 해보세요.) 자아 그럼, 이제 교집합을 좀 더 살펴봅시다.

교집합 A∩B의 정의를 보면 알겠지만, 어떤 원소 x가 교집합 A∩B에 속한다면 x는 집합 A에도 속하고, 집합 B에도 속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것을 표현하는 기호인 ⊂을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전 시간에 배운 기호지요~)

A∩B ⊂ A or A∩B ⊂ B

위 기술은 언제나 참인 것을 알겠죠? 절대로 틀린 말이 아니죠~ 정의에 의한 것이니까요.

그래도 한번 확인해 봅시다.

A∩B의 원소는 정의에 의해 집합 A와 집합 B에 모두 속합니다. 그러므로 ‘A∩B의 원소는 집합 A에 속한다’는 옳습니다. ‘A∩B의 원소는 집합 B에 속하다’도 옳습니다. 조건 ‘A∩B의 원소는 집합 A에 속한다’와 조건 ‘A∩B의 원소는 집합 B에 속하다’ 중 한 가지 이상은 언제나 옳습니다. 그러므로 or로 기술합니다.

혹시 어떤 집합의 자신과의 교집합은 어떨까요?

A∩A = A

임을 정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것이니 좀 수학적 언어로 펼쳐볼까요~?

A∩A = {x | x∈A and x∈A} = {x | x∈A} = A

다음과 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A∩B = {} = Φ (지난번에 언급한 공집합 기억하시죠?)

이러한 경우에 집합 A와 집합 B는 서로에 대해 서로소(disjoint)라고 합니다.

만약 A∩B = {} = Φ이라면, 집합 A와 집합 B는 서로에 대해 서로소(disjoint)이다.

이번 시간에는 주어진 집합들이 가진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원소를 찾고, 그 원소들이 속하는 집합-즉, 교집합을 정의했습니다. 교집합은 주어진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원소의 모임입니다. 더 나아가 형식상, 조건이라는 것 자체가 본질적으로 그저 집합 내의 원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술에 지나지 않음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조건이라는 것은 그저 집합에 속하는 원소로 인해서 (명시하건 명시하지 않건) 존재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 사실은 어떤 원소가 속하는 집합을 언제든지 정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원소가 있고, 그로인해 조건을 형성하고, 그리고 집합을 하나 더 정할 수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집합이 있다고 합시다.

G = {1,2,3}

이 집합을 조건제시법으로 표현하면 다양한 조건으로 기술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G = {1,2,3} = {x|x=1 or x=2 or x=3} = {x| (x-1)(x-2)(x-3)=0을 만족하는 x }=......

다양한 조건으로 집합을 기술할 수 있지만 결국 집합 조건의 본질은 그저 1,2,3이 G의 원소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형식’입니다. 그리고 형식화된 이 언어는 수학이죠^^.

우리는 임의로 다음과 같은 집합을 정해도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수학적 기호를 마음대로 쓸 수 없겠지요. 물론 의사소통 문제와 매번 이름붙이기를 명시하기 귀찮기 때문에 편의상 몇 가지 기호는 세계적으로 정해놓고 사용하지만요.)

1∈A,

2∈B,

3∈C,

1∈D and 2∈D,

2∈E and 3∈F,

......

1∈A을 말하면서 A 전체를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원소 1이 속하는 집합 A를 명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알 수 있는 조건은 ‘원소 1이 A에 속한다’라는 것뿐입니다. 모든 수학적 대상물은 어떤 집합의 원소이고, 이는 역으로 생각해 볼 때, 원소가 속하는 집합을 필요에 의해 언제든 명시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원소가 있으면 집합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또 덧붙여 말하자면 {a, a, a}={a, a}={a}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집합 내에 어떠한 원소가 있는지 기술하는 것에 그칠 뿐, 집합이라는 개념에 ‘원소 a가 2개’ 같은 수량 개념을 도입하지는 않습니다. 집합의 기술을 단순히 모임의 구성원들(원소들)의 기술로써 초점을 맞춰 볼 때, 구성원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기술하는 것이지, 구성원의 수를 기술하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교과서나 수학책을 보면 형식화에 대한 정의를 기반으로 다양한 논의를 펼칩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나가지만 그것은 수학을 재미없게 만듭니다. 제가 강조하는 점은 형식화되기 이전입니다. 수학의 형식화된, 논리적으로 구성된 사실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질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형식화되는 과정을 알아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소위 ‘응용력’이라고 하죠. 응용력이라는 것은 수학이라는 언어를 얼마나 잘 쓸 줄 아는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집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사용하고, 익숙해지는가가 고교수학, 수학 실력을 결정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전 시간에서 지금까지 배운 사실을 정리해 봅시다.

형식화란 문제가 가진 논리적 요소만을 추리는 것을 의미한다.

수학적 대상물(mathematical object)이란 수학을 할 때 쓰고 말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모든 수학적 대상물은 어떤 집합의 원소이다.

집합은 수학의 기본문법이다.

수학문제는 주어진 수학적 조건을 만족하는 수학적 대상물을 찾는 것이다.

a and b (a∧b): a와 b조건을 둘 다 만족하는

a or b (a∨b): a 또는 b 조건 중 하나 이상 만족하는

f = g : f와 g는 같다.

q ∈ Q : 원소 q는 집합 Q의 원소이다. 원소 q는 집합 Q에 속한다. (q is an element of Q.)

집합은 {}으로 표현된다.

조건제시법 : {} 안에서 | 앞에 원소를 명시하고 | 뒤에 원소가 만족해야 할 조건을 제시한다.

C ⊂ D : C의 모든 원소들은 D의 원소이다. D는 C를 포함한다. (C is included in D.)

A ∩ B = {x | x∈A and x∈B }

A ∩ B ⊂ A or A ∩ B ⊂ B

Φ= {} : 공(空)집합(empty set)

만약 A ∩ B = {} = Φ이라면, 집합 A와 집합 B는 서로에 대해 서로소(disjoint)이다.

다음에는 합집합에 대해 알아봅니다. 증명을 하나 남깁니다.

A ∩ (B ∩ C)

= {x | x∈A and x∈(B ∩ C) }

= {x | x∈A and x∈{y|y∈B and y∈C} }

= {x | x∈A and (x∈B and x∈C) }

= {x | x∈A and x∈B and x∈C }

= {x | (x∈A and x∈B) and x∈C }

= {x | x∈{y|y∈A and y∈B} and x∈C }

= {x | x∈(A∩B) and x∈C }

= (A ∩ B) ∩ C. 

그럼 열공하시길...

by shinbb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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